CAREER/스타트업

스타트업 인턴을 하며.. 3. 그로스 해킹과 스타트업

김쿸후 2020. 12. 5. 14:45

I.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이란?

 

출처 : 애자일방식의 그로스해킹 프로세스, Eero M. (2018). columbiaroad.com

 

그로스 해킹은 최적화된 data 분석과 콘텐츠 마케팅 등 새로운 전략을 이용하여 단기간에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을 통틀어 말한다.

 

과거에는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공간이 TV와 신문광고와 같은 일방향 매체가 주를 이루었다.

광고의 기본은 매체를 이용한 동영상, 지면 광고를 통해 브랜드의 이미지를 알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유저들은 데이터를 일방향 매체에서만 수집하지 않는다. SNS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공유하고 이는 곧 브랜드의 매출로 이어진다. 사용자끼리의 단순한 소통이 곧 브랜드의 광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식의 바뀐 디지털 트렌드를 전략적으로 이용하여 단기간에 성장을 하는 것이 곧 그로스 해킹의 핵심이다.

 

예를 들어 소셜 게임의 첫 주자라고 할 수 있는 애니팡은 다른 사용자에게 게임의 아이템인 하트를 보내며 자신도 아이템을 받는다.

즉, 애니팡은 게임의 사용자가 다른 사용자에게 게임을 홍보하는 것이다. 단순한 추천인을 기입하는 것에서 벗어나, 애니팡은 사용자가 다른 사용자에게 적극적으로 추천을 하도록 유도하였고 이는 애니팡의 단기간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 이런 전략을 택한 것은 애니팡 뿐만이 아니다. 다른 첫 사용자에게 5000원 쿠폰을 주면 서로에게 5000원이 들어오는 토스, 리뷰를 남겨주면 이를 통해 다른 사용자가 주문을 하는 배달의 민족 등 다양한 곳이 사용자의 상호 소통을 이용한 공격적인 마케팅이 진행 중이다.

 

 

2. 그로스 해킹의 조건

 

그로스 해킹이라는 말은 단순히 단기간의 성장이라는 키워드에서 벗어나 몇 가지의 조건을 가진다.

 

우선, 과거의 결과만을 중요시했던 브랜딩과는 달리 그로스 해킹은 투자 대비 결과를 중요시 여긴다.

투자를 얼마나 조금 한 것에 비해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어 냈는가 또한 그로스 해킹의 중요한 판단요소이다. 그래서 그로스 해킹은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과거의 티비 광고, PPL등은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그로스 해킹에 적합하지 않다. 반면, 사용자끼리의 소통을 이용한 애니팡의 하트, “사랑합니다. 무료로 핫메일을 이용해 보세요”라는 문구를 메일 하단에 첨부한 핫메일 등은 투자 대비 엄청난 성과를 얻은 그로스 해킹의 훌륭한 예시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그로스 해킹은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

아이디어가 나오고 실천에 옮길 때까지, 다른 경쟁사가 따라오지 못할 속도로 빠르게

프로세스가 진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시장의 변화를 항상 주시하고, 그로스 해커가 아이디어를 내면 이를 당장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그로스해커(일종의 마케터) - 디자이너 – 개발자 간의 일련의 개발 프로세스가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는 한국의 기업문화에서는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한 아이디어가 실천되기 위해선 수직 계층의 아래에서 시작하여 위로 올라가며 단계적으로 승인을 받고 다시 아래의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그로스 해킹을 시작한다. 이미 시작하기 전의 프로세스가 너무 길기 때문에, 한국의 그로스 해킹은 시작도 하지 못한 채로 실패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수직적인 계층이 없다면 바로 그로스 해킹을 시도해 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기 때문에 그로스 해킹이 수평적인 조직문화에 더 적합하다.

 

세 번째로 그로스 해킹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행되어야 한다.

빠른 프로세스로 나온 아이디어와 그 실행물일 경우, 준비과정이 길지 않기 때문에 성공보다는 실패할 가능성이 더 크다. 이런 실패를 빠르게 알아채고 개선하기 위해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검증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단순히 그로스 해킹 프로세스를 방치한다면, 사용자의 반발을 불러오거나, 경쟁사의 카피 전략으로 쉽게 독이 될 수 있다.

 

 

3. 스타트업에서 그로스 해킹이 필요한 이유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마케팅 흐름은 보통 대형 벤쳐캐피탈에서 투자를 받은 후, 유명한 연예인이나 공격적인 마케팅 광고를 해 비약적인 성장을 하는 것이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벤처캐피탈에서 투자를 받지 못하면 성장을 할 수 없는 흐름처럼 보인다. 이는 스타트업에서 큰 딜레마로 작용한다. 투자를 받지 못하면 마켓팅을 할 수 없고 그러면 성장을 할 수 없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스타트업에서는 그로스 해킹이 필수불가결하다.

핫메일의 마지막 멘트 추가, 애니팡의 하트 전송 등 아주 간단하고 돈이 들지 않는 아이디어로 엄청난 숫자의 사용자를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스타트업일수록, 그리고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지 못한 스타트업일수록, 누구보다 빠르게 성장을 위한 갈망, 즉 그로스 해킹을 할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대형 회사에서는 실패할 리스크가 큰 그로스 해킹을 시도하지 않는다. 그러나 돈이 없는 스타트업은 시도할 것이 그로스 해킹밖에 없기에, 자신의 강점을 돋보이게 하며, 사용자를 얻는 그로스 해킹 전략을 하루빨리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로스 해킹은 회사의 전체적인 성장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 부분의 성과를 위해 단기간에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어 내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그로스 해킹은 장기적인 계획일 필요도 없으며, 회사의 이미지나 브랜딩을 고려하기 보단 회원수 확보, 회사 이름 홍보 등 부분의 성과에 집중하는 것이 그로스 해킹에 더 적합하다.